한 번쯤은 꿈꿔봤습니다. 바다 내음이 묻어나는 바람, 돌담길을 따라 걷는 일상, 그리고 저녁마다 붉게 물드는 하늘. 누군가에게는 휴양지일 수 있지만, 제게 제주도는 오래전부터 ‘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여행자로서, 그저 머무는 곳이 아닌 ‘살아가는’ 공간을 제주도에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났습니다.

저는 14년째 수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척수장애인입니다. 여행을 정말 사랑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휠체어를 타고 여행한다는 건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버스 한 번 타는 것도, 숙소 예약 하나 하는 것도,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특히 제주도는 접근성의 장벽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대중교통은 제한적이고, 휠체어 사용자에게 맞춘 렌터카나 숙박업소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맛집이나 카페 역시 턱이나 좁은 출입구 때문에 쉽게 들를 수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제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설렘을 일으키는 섬입니다.
맑은 바다, 푸른 오름, 돌 하나에도 역사가 얽힌 제주의 풍경은 그 자체로 새로운 세계이자 치유였습니다.
저는 단순히 제주로 이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 비전은 분명합니다.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혼자 여행하면서도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많은 장애인 여행자들은 ‘한 달 살기’, ‘장기 체류’에 대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접근성이 확보된 호텔은 장기 투숙 시 비용 부담이 크고, 일반 게스트하우스는 시설이 적합하지 않죠.
저는 이 사이의 틈을 메우고 싶습니다.
이 공간은 단지 ‘숙소’가 아니라, 누구든 자유롭게 제주를 경험하고, 몸이 불편해도 혼자 있는 여행이 외롭지 않은 그런 공간이 될 것입니다.

제주는 그 자체로 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꿈을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었습니다.
총 5년간의 플랜을 세웠고, 지금은 그중 1년 차. 앞으로 4년 동안 저는 제주에 어울리는 부지를 찾고, 공간 설계와 접근성 연구, 운영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다듬어갈 것입니다.
이 블로그는 그 여정의 기록지입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혼자 제주를 여행하고픈 누구나 이곳에서 ‘머물고 싶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저는 저만의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Q1. 왜 꼭 제주도여야 했나요?
제주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풍경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리듬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저에게는 그 리듬 속에서 ‘내가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해준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Q2. 왜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셨나요?
호텔은 비싸고, 일반 게스트하우스는 불편합니다. 누구든 장기간 머물며 진짜 제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접근성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장애인도 혼자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또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되길 바랍니다.
저의 제주살이 프로젝트, 함께 걸어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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