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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로 제주 한 달 살기 — 나는 왜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택했을까?

제주살이 준비기/제주 이주

by 숨인게하 2025. 6.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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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혼자 제주도에서 살겠다는 건, 여행을 넘어 ‘삶의 구조’를 통째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11월 둘째 주부터 12월 첫째 주까지, 3주간 제주에서 살았습니다. 선택과 준비, 그리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지만, 그 모든 시간이 저에겐 회복의 시간이자 도전의 증거였습니다.

 

 

제주 푸른 바다와 맑은 해변이 어우러진 풍경

 

비행기 대신, 나는 배를 탔다

저는 현재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면 금세 갈 수 있지만,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생활’이 목적이었습니다.
3주 동안 제주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선 내 차가 꼭 필요했고, 그렇기에 차량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배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자차를 끌고 안산에서 목포까지 이동했고,
이른 아침 8시 45분에 출항하는 시월드 고속훼리를 타기 위해 새벽 7시 반까지 목포항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채로 밤새 운전해 목포로 달렸고, 선적을 마친 후 4시간 반 동안 배를 타고 제주로 향했습니다.

(※ 시월드 고속훼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제주항에 정박 중인 씨월드 고속훼리의 외부 모습

 

첫 2주는 삼달다방 — 휠체어 여행자를 위한 쉼터

제주에 도착한 날은 11월 중순, 오후 2시 즈음이었습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내가 향한 곳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삼달다방’이었습니다.

이곳은 제주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객실을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완전한 무장애 공간은 아니었지만, 방 자체가 거의 독채처럼 구성되어 있었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었기에 2주간 큰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돌담을 바라보고, 느린 시간 속에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며 보내는 일상은 내가 원하던 제주살이의 첫 모습이었습니다.

 

삼달다방 문화동 내부, 햇살이 비치는 의자와 책장이 있는 아늑한 공간

 

마지막 1주는 애월 리조트 — 비용은 들었지만, 더 넓은 경험

삼달다방에 머물 수 있었던 기간은 15일. 그 이후에는 이미 다른 예약자가 있어 나는 숙소를 옮겨야 했습니다.
그때 선택한 곳은 제주 애월에 위치한 리조트급 숙소였습니다.
가격은 1박에 약 7만 원, 1주일 체류에 약 50만 원이 들었지만, 대신 서쪽 지역 중심으로 다양한 곳들을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리조트는 시설적으로 충분했고, 휠체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었지만 장기 체류 비용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달과는 또 다른 분위기 속에서의 제주살이는 제게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제주 애월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와 해변에 부서지는 파도

 

다시 육지로 — 3주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체류를 마친 후 나는 다시 제주항으로 향했고, 오후 4시 40분 출항 배를 타고 4시간 반 후 목포에 도착했습니다.
밤 10시에 목포항에 내린 뒤 안산까지 달려, 새벽 1시 즈음 집에 도착했죠.

지금 돌아보면, 육지에서 제주까지 이동, 차량 선적, 두 번의 숙소 이동, 매일의 식사와 동선 계획…
모든 것이 손이 많이 가고, 비용도 적지 않았던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정말 ‘혼자’였고, ‘내 삶’을 살았습니다.
휠체어 사용자로서, 장애인이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서 나만의 리듬으로 제주를 살아낸 3주였습니다.

 

마무리하며 —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경험은 단지 한 번의 여행이 아닙니다.
앞으로 제주에 휠체어 사용자도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제 비전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휠체어 사용자로서 차량 선적부터 탑승까지, 시월드 훼리를 이용한 제주 입도 과정을 보다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Q&A

Q1. 왜 비행기를 포기하고 배를 선택했나요?
휠체어 운전자인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주에서 이동하려면, 제 차량이 필요했습니다. 제주에서 운전 가능한 렌터카가 없었기에 차량을 직접 싣고 가야 했고, 그래서 배를 탔습니다.

 

Q2. 휠체어 이용자로서 한 달 살기, 정말 가능하다고 느끼셨나요?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 정보 수집과 계획 수립, 공간 선택에서 많은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숙소와 교통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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