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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 김영갑 갤러리에 다녀오다 — 한 사진가의 영혼이 머문 공간

제주 로컬 정보/여행지 정보

by 숨인게하 2025. 6. 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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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제주를 기록하다 생을 다한 사람’

그 한 줄의 문장이 머릿속에 남아, 나는 제주도 남쪽 끝 서귀포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를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마주한 그곳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제주를 사랑했던 한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념비 같은 장소였다.


제주를 ‘기록’ 했던 한 사람의 흔적을 찾아서

김영갑 갤러리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있다.

조용한 마을 끝, 오름과 바람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돌담에 둘러싸인 옛 초등학교 건물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그는 이 폐교를 직접 리모델링해 자신의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나는 이곳을 휠체어를 타고 방문했다. 완전한 무장애 공간은 아니지만, 마당이나 전시동 일부는 어렵지 않게 관람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건물의 겉모습보다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가 더 깊게 다가온다.

제주 서귀포 삼달리에 위치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외관
갤러리 마당에 있는 제주도 하르방 모양의 현무암 조각상


김영갑, 제주에서 생을 마감한 사진가

김영갑은 1957년 충청남도 태안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사진 기자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제주도를 취재차 방문하게 되었고, 그곳의 자연과 사람, 바람과 돌담에 깊이 매료되었다. 이후 모든 걸 내려놓고 제주로 이주해, 20년 넘게 제주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지만 그가 제주를 기록한 시간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ALS(루게릭병) 진단을 받으면서도 그는 끝까지 사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점점 몸이 굳어가는 와중에도, 그가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제주의 본질’,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였다.

그는 말한다.

 

“제주도는 나에게 카메라를 놓지 못하게 하는 섬이었다.”

 

제주 자연을 담은 흑백 사진이 걸린 전시장 벽

 

김영갑이 생전 사용했던 카메라 장비 전시 모습


공간 자체가 하나의 사진집이다

갤러리 안은 전통적인 전시관이라기보다, 김영갑의 삶과 철학, 기억이 응축된 공간이다.

한쪽 벽에는 수많은 오름과 돌담길을 찍은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고, 다른 한쪽에는 그가 남긴 메모, 사용하던 장비, 제주 사람들과 나눈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문구였다.

 

“나는 죽어서도 제주의 돌이 되고 싶다.”

 

이 한 문장이, 그 어떤 사진보다도 더 강렬하게 마음에 남았다.

자연과 동화되기를 꿈꾼 사진가. 제주를 찍는 것이 아니라 제주가 되기를 바랐던 사람. 그 정신이 이 갤러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제주 자연을 담은 김영갑의 사진이 전시된 전시장 내부 전경
갤러리 뒤 무인 카페의 아늑한 내부 모습


관람 팁 & 정보

  •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137
  •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6시 또는 6시 30분 (입장 마감 5시)
  • 휴무일: 매주 일요일, 월요일 / 신정, 설날, 추석 당일
  • 입장료: 성인 기준 약 5,000원
  • 휠체어 접근성: 일부 전시장 진입 가능, 진입 시 직원에게 문의 추천


마무리하며

김영갑 갤러리를 다녀오고 나니, 내가 제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시간을 기억하는 일.
그런 마음으로, 나 역시 제주살이를 준비해 가고 싶다.


🙋 Q&A

Q1. 김영갑 갤러리는 사진을 모르는 사람도 방문할 만한 곳인가요?
네. 사진 기술보다 중요한 건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 감동입니다. 제주를 사랑한 한 사람의 흔적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Q2. 휠체어로 방문하기에 무리 없는가요?
마당과 일부 동선은 접근 가능하지만, 실내 진입이 어려운 구간도 있습니다. 방문 전 문의하거나 동행이 있으면 더욱 편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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